[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물질명 레이저티닙)' 임상 성과가 연내 확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도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폐암 표적항암제 분야 1차 치료제 시장 독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 연내 렉라자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대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3상 중간 데이터가 발표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30일 2023년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을 심의한 결과 렉라자의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위한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이 개발한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31호 신약으로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T790M에 변이가 발생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로 허가받았다.
지난 6월에는 EGFR 엑손(exon)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 타그리소와 경쟁 심화..EAP·마리포사 진행
레이저티닙이 빠르게 1차 치료제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성공한 반면 경쟁약인 타그리소는 2018년 식약처로부터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음에도 지난 3월에야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무려 5년 만이다.
항암 치료제는 암질환심의위원회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모두 거쳐야 급여 적용이 가능해지는데 먼저 출발한 타그리소와 렉라자가 같은 선상에 위치하게 된 셈이다.
특히 유한양행은 현재 렉라자 1차 치료 대상인 환자에게 2차 치료 요법 보험 약가 기준 연간 7550만원인 렉라자를 무료로 지원하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을 적용 중이다.
또 렉라자와 얀센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임상인 '마리포사(MARIPOSA)'를 진행하고 있다. 마리포사 연구는 타그리소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리브리반트 병용에 따른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다.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리브리반트를 병용한 치료군 모두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단독으로 사용한 환자군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PFS)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2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전체 생존기간(OS) 및 항암제의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기간 등에 대한 세부적인 임상데이터는 10월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마리포사에서 타그리소 단독과 비교하여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타그리소 내성 환자를 포함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마리포사 성공 시 유한화학 가치 부각
마리포사 성공 시 증설 중인 유한화학의 가치도 부각될 전망이다.
유한양행 100% 자회사 유한화학은 캐팩스 900억원 규모 증설 중으로, 올 4분기 완료된다.
유한화학은 길리어드 제품 위탁생산을 통해 2016년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이후 길리어드의 판매 부진으로 2017년부터 적자 구간을 지나왔다.
2021년부터 흑자로 전환되었으나 영업이익은 100억 미만이며 가동률은 여전히 60%대 초반 수준이다.
기존 70만에서 84만 리터로 증설 시 가동률이 추가로 하락함에도 증설하는 이유는 합성의약품 CMO 수요 때문이다.
유한화학이 얀센의 글로벌 렉라자를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얀센 렉라자 임상 시료 생산 경험, 얀센의 타 지역 위탁생산 필요성, 렉라자 글로벌 승인 시점과 유사한 증설 시점 등을 고려할 때 렉라자 위탁생산 가능성이 높다"며 "유한화학 증설 완료 후 생산능력은 기존 2000억 대 후반에서 3685억까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되며 2010년대 중반 가동률 수준인 90%를 가동할 경우 매출액은 3316억원까지 달성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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